변신/2쪽

리버티책, 모두가 만들어가는 자유로운 책

비행기를 타고 부룬디까지 19시간. 힘들게 HappyBio 실험실에 도착했다.
나는 들어가자마자 가로 50m, 세로 50m, 높이 20m의 유리 상자에 갇혔다. 숨구멍은 단 7개. 그리고 왜 있는지 모를 물탱크와 연결된 문.
"저기요! 이렇게 사람을 막 가둬도 되는 건가요?" 내가 소리쳤다.
"흠.. 포스터에 있는 조건들을 잘 안 읽은 모양이군요." 흰 옷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아, 자기소개를 안 했군요. 저는 이진호 박사 입니다." 박사가 말했다.
"최근 대한민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부룬디에 있는 지하 500m 벙커에서 이 HappyBio 비밀 실험을 진행하고 있죠.
사람을... 동물로 바꾸는 실험을요."
이 얘기를 듣자 난 덜컥 겁이 났다.
'내가.. 동물이 된다고? 내 기억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모습만 바뀌는 거니까요." 박사가 나를 진정시켜 주었다.
"다른 참가자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내가 물었다. 그들의 예를 보면 내가 당할 일을 알 수 있-
"아, 23명의 전 참가자가 있었는데, 모두 풍선처럼 부풀어서 터지거나 쪼그라들어 녹아내렸어요. 청소하는데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그 말을 듣고 나는 극도의 불안감에 빠져 버렸다. 침대(그곳에는 가구들도 있었다)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나는 곧 죽게 될 것인가?
"안녕하세요? 전 정나미 에요. 당신의 실험을 진행하는 담당 직원 이랍니다." 흰 옷을 입은 여자가 말했다.
"최근 조금 더 안정된 시약 HB-Modify-24를 개발했어요. 그 시약은 안전할 거에요."
"당신은 저를 절대 진정시킬 수 없어요. 제가 만약 이곳에서 일주일간 못 살아남는다에 제 전 재산을 걸죠."
"안심하세요. 흥분하면 주사를 놓을 수 없어요."
그래도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실험이라니 진정하고 팔을 걷어올렸다.
"아니, 지금 맞을 건 아니고요, 일단 진정제와 다른 약물들을 투입할 겁니다."
나는 진정제를 맞았고, 곧 마음이 차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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