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

리버티책, 모두가 만들어가는 자유로운 책

정보[편집]

  • 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Fingal O'Flahertie Wills Wilde)
  • 한국어 번역: 이가형 (여기에 올린 이가 약간 수정함.)
  • 연출: 차범석?(한국의 사실주의 극작가이며, 다작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요 작품에 《산불》, 《성난 기계》, 《불모지》 등이 있다.)
등장인물
  • 헤로데 안티파스(Herod Antipas): 유다(Judea)의 분봉왕?(황제에게 땅을 나누어 받은 제후)
  • 요한(Jokanaan): 예언자 및 세례자, 이슬람교의 스물세번째 선지자?(이슬람교의 선지자는 총 25명으로, 아담, 에녹, 노아, 에벨, 살로, 아브라함, 룻, 이스마엘, 이사악, 야곱, 요셉, 욥, 이드로, 모세, 아론, 에제키엘, 다윗, 솔로몬, 엘리야, 엘리사, 요나, 즈카르야, 요한, 예수, 무함마드로 이뤄져 있다.)
  • 시리아 청년 나라봇(Narraboth): 호위대장
  • 티겔리누스(Tigellinus): 로마 청년
  • 카파도키아?(튀르키예 서부의 석회암 지대 겸 화산 지대. 석회 온천과 열기구 관광으로 유명함.) 사람(Cappadocian)
  • 누비아?(수단의 옛 이름) 사람(Nubian)
  • 첫째 병정
  • 둘째 병정
  • 헤로디아의 시동
  • 유다(Judea) 사람들, 나자렛(Nazareth) 사람들
  • 바리사이파(Pharisee), 사두가이파(Sadducee)
  • 노예
  • 나아만(Naaman): 망나니
  • 헤로디아(Herodias): 분봉왕의 아내
  • 살로메(Salomé): 헤로디아의 딸
  • 살로메의 노예들

번역에 대해[편집]

'정보'에 적힌 대로, 이가형의 번역에서 올린 이가 현대어에 맞게 일부 수정하였다. 예컨대, 보석의 이름들은 보다 쉬운 말로?(수정 전의 역문은 '토이기옥', '단백석', '풍신자석' 등으로 되어 있었으나, 수정하면서 '터키석', '오팔', '지르콘' 등으로 고쳤다. 다만, '감람석'은 '페리도트'로 고칠까 하다가 그냥 냅뒀다.) 고쳤고, 성경에 나와 있는 단어(나자렛, 유다, 갈릴래아, 바리사이, 사두가이 등)와 이름(헤로데, 헤로디아, 나아만, 엘리야, 카이사르 등)은 '공동번역성서'에 맞춰 고쳤다. 또한 성경에 나오지 않는 지명(스미르나, 카파도키아, 티레, 사모트라케, 팔레스타인?(의외지만, 팔레스타인이라는 말은 성경에 안 나온다. 당시에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따위로 불렀으므로.) 등)과 이름은 현대의 지명으로 적었으며, 성경에 나오지 않는 이름(티겔리누스, 나라봇 등)은 라틴어의 경우에는 한국어 위키백과 식으로?(공동번역성서 식으로 적자면 '코르넬리우스'와 '필라투스'가 '고르넬리오'와 '빌라도'로 적힌 것처럼, '티겔리누스'는 '디겔리노' 정도가 될 테지만.), 아프로아시아어족의 경우에는 '공동번역성서' 식에 최대한 맞춰 적었다.

읽기 전에[편집]

공동번역성서 말라기서 3장 23절
  1. 이 야훼가 나타날 날, 그 무서운 날을 앞두고 내가 틀림없이 예언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아래서 요한과 예수를 두고 엘리야를 언급하는 이유)
공동번역성서 마르코의 복음서 5장 36절~43절
  1. 예수께서는 이 말을 들은 체도 아니하시고 회당장 야이로에게 "걱정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2.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게 하시고
  3. 회당장의 집으로 가셨다. 예수께서는 거기서 사람들이 울며불며 떠드는 것을 보시고
  4. 집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왜 떠들며 울고 있느냐?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5. 그들은 코웃음만 쳤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내보내신 다음에 아이의 부모와 세 제자만 데리고 아이가 누워 있는 방에 들어가셨다.
  6.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고 "탈리다 쿰."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은 '소녀야, 어서 일어나거라.'라는 뜻이다.
  7. 그러자 소녀는 곧 일어나서 걸어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놀라 마지않았다.
  8.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시고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다.
공동번역성서 마르코의 복음서 6장 14절~28절
  1. 예수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마침내 그 소문이 헤로데 왕의 귀에 들어갔다.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죽은 세례자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틀림없다." 하고 말하는가 하면
  2. 더러는 엘리야라고도 하고, 또 더러는 옛 예언자들과 같은 예언자라고도 하였다.
  3. 그러나 예수의 소문을 들은 헤로데 왕은 "바로 요한이다. 내가 목을 벤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4. 이 헤로데는 일찍이 사람을 시켜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옥에 가둔 일이 있었다. 그것은 헤로데가 동생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와 결혼하였다고 해서
  5. 요한이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데리고 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누차 간하였기 때문이었다.
  6. 그래서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원한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7. 그것은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여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가 간할 때마다 속으로는 몹시 괴로워하면서도 그것을 기꺼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8. 그런데 마침 헤로디아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 왕이 생일을 맞아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요인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는데
  9.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나와서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매우 기쁘게 해주었다. 그러자 왕은 그 소녀에게 "네 소원을 말해 보아라. 무엇이든지 들어주마." 하고는
  10. "네가 청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주겠다. 내 왕국의 반이라도 주겠다." 하고 맹세하였던 것이다.
  11. 소녀가 나가서 제 어미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고 의논하자 그 어미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달라고 하여라." 하고 시켰다.
  12. 그러자 소녀는 급히 왕에게 돌아와 "지금 곧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서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13. 왕은 마음이 몹시 괴로웠지만 이미 맹세한 바도 있고 또 손님들이 보는 앞이어서 그 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14. 그래서 왕은 곧 경비병 하나를 보내며 요한의 목을 베어 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감옥으로 가서 요한의 목을 베어
  15.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건네자 소녀는 다시 그것을 제 어미에게 가져다 주었다.
공동번역성서 마태오의 복음서 14장 1절~11절
  1. 그 무렵에 갈릴래아의 영주 헤로데 왕이 예수의 소문을 듣고
  2. 신하들에게 "그 사람이 바로 세례자 요한이다. 죽은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능력이 어디서 솟아나겠느냐?" 하고 말하였다.
  3. 일찍이 헤로데는 자기 동생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감옥에 가둔 일이 있었는데
  4. 그것은 요한이 헤로데에게 그 여자를 데리고 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거듭거듭 간하였기 때문이었다.
  5. 그래서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했으나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는 민중이 두려워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6. 그 무렵에 마침 헤로데의 생일이 돌아와서 잔치가 벌어졌는데 헤로디아의 딸이 잔치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추어 헤로데를 매우 기쁘게 해주었다.
  7. 그래서 헤로데는 소녀에게 무엇이든지 청하는 대로 주겠다고 맹세하며 약속하였다.
  8. 그러자 소녀는 제 어미가 시키는 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서 이리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9. 왕은 마음이 몹시 괴로웠지만 이미 맹세한 바도 있고 또 손님들이 보는 앞이어서 소녀의 청대로 해주라는 명령을 내리고
  10.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 있는 요한의 목을 베어 오게 하였다.
  11. 그리고 그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건네자 소녀는 그것을 제 어미에게 갖다 주었다.
공동번역성서 요한의 복음서 1장 19절~27절
  1.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대사제들과 레위 지파 사람들을 요한에게 보내어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게 하였다. 이 때 요한은 이렇게 증언하였다.
  2.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오." 그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분명히 말해 주었다.
  3. 그들이 "그러면 누구란 말이오? 엘리야요?" 하고 다시 묻자 요한은 또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우리가 기다리던 그 예언자요?" 그들이 다시 물었을 때 요한은 그도 아니라고 하였다.
  4. "우리를 보낸 사람들에게 대답해 줄 말이 있어야 하겠으니 당신이 누군지 좀 알려주시오. 당신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소?" 이렇게 다그쳐 묻자
  5. 요한은 그제야 "나는 예언자 이사야의 말대로 '주님의 길을 곧게 하여라.'?(이사야 40장 3절; 한 소리 있어 외친다. 야훼께서 오신다. 사막에 길을 내어라. 우리의 하느님께서 오신다. 벌판에 큰 길을 훤히 닦아라.) 하며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요."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들은 바리사이파에서 보낸 사람들이었다.
  7. 그들은 또 요한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요 엘리야도 아니요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 어찌하여 세례를 베푸는 거요?" 하고 물었다.
  8. 요한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다만 물로 세례를 베풀 따름이오. 그런데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이 당신들 가운데 서 계십니다.
  9. 이분은 내 뒤에 오시는 분이지만 나는 이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만한 자격조차 없는 몸이오."
표준국어대사전 살로메1
유대 왕비 헤로디아의 딸. 신약 성경에 의하면, 의붓아버지 헤롯왕의 앞에서 춤을 추어 그 상으로 세례 요한의 목을 베어 달라고 하여 그 목을 얻었다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 살로메3
  1. 1893년에 영국아일랜드의 시인 와일드가 프랑스어로 쓴 희곡. 헤롯왕은 자신의 의붓딸 살로메에게 욕정을 품지만 살로메는 도리어 세례 요한을 연모한 나머지 ‘7개 베일의 춤’을 추어 그 상으로 요한의 목을 얻어 입을 맞추나, 헤롯왕의 질투를 사서(?) 죽는다는 내용이다.
  2. 독일의 작곡가 슈트라우스(Strauss, R. G.)가 와일드의 희곡을 기초로 자신이 직접 대본을 쓴 악극(樂劇). 1905년에 드레스덴에서 초연되었다.

본문[편집]

무대
연회실에 면접하고 있는 헤로데왕의 궁전 안의 광대한 테라스, 병정들이 발코니에 팔꿈치를 짚고 있다. 우편에 거대한 계단이 있다. 좌편 안 구석에는 푸른 청동 벽으로 둘러싸인 낡은 지하 샘, 달빛.

시리아 청년: 오늘 밤 살로메 공주는 참 아름답구나!
헤로디아의 시동: 달을 보게. 달 모양이 아주 이상해. 무덤에서 나온 여자라고나 할까, 죽은 여자와 비슷해. 송장을 찾고 있달까.
시리아 청년: 달 모양이 아주 이상해. 누런 베일을 쓴 발이 은 같은 조그마한 공주에 비슷해. 발이 조그마한 흰 비둘기와도 같은 공주에 비슷해. 춤을 춘달까.
헤로디아의 시동: 죽은 여자와 같아. 아주 천천히 가네.
(연회실에서 드는 소리)
첫째 병정: 어찌 된 소동이야! 어떤 놈의 짐승들이 짖어대는 거야?
둘째 병정: 유다 놈들이지. 언제나 저래. 교리를 두고 녀석들은 다투는 거야.
첫째 병정: 어째서 교리를 두고 다투는 건가?
둘째 병정: 난 몰라. 늘 그러는 거지. 말하자면 바리사이파는 천사가 있다고 우기고, 사두가이파는 천사는 없다고 말해.
첫째 병정: 이런 일로 다투다니 어리석군.
시리아 청년: 오늘 밤 살로메 공주는 참 아름답구나!
헤로디아의 시동: 자넨 줄곧 그이만 보고 있어. 자넨 그이를 너무 보는데. 그렇게 사람을 보아서는 안 돼.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몰라.
시리아 청년: 오늘 밤 그이는 무척 아름다워.
첫째 병정: 왕은 안색이 침울하셔.
둘째 병정: 그래, 안색이 침울하셔.
첫째 병정: 뭘 바라보셔?
둘째 병정: 누굴 보시는군.
첫째 병정: 누굴 바라보실까?
둘째 병정: 알 게 뭐야.
시리아 청년: 공주의 얼굴은 참 창백하구나! 저렇게 창백한 얼굴을 난 본 적이 없다. 그이는 은거울 속에 비친 흰 장미의 그림자와 비슷해.
헤로디아의 시동: 그이를 보아서는 안 돼. 자넨 그이를 너무 본단 말이야!
첫째 병정: 헤로디아가 왕께 술을 따랐어.
카파도키아 사람: 저분이 헤로디아 여왕이야? 진주를 꿰멘 검은 모자를 쓰고 머리에 파란 파우더를 뿌린 저분이?
첫째 병정: 그래 헤로디아의 왕의 아내이지.
둘째 병정: 왕은 포도주를 무척 좋아하셔. 그이는 포도주 세 종류를 가지고 계셔. 하나는 사모트라케산 인데 카이사르의 망토처럼 진홍빛이야.
카파도키아 사람: 나는 카이사르를 뵌 적이 없네.
둘째 병정: 또 하나는 키프로스산 인데 황금처럼 노래.
카파도키아 사람: 난 금을 사랑하네.
둘째 병정: 셋째 것은 시칠리아섬의 포도주야. 피처럼 새빨개.
누비아 사람: 우리나라 신들은 무척 피를 좋아해. 해마다 두 번 우리는 신들께 청년과 처녀를 제물로 바쳐. 청년 쉰 명과 처녀 백 명을. 그래도 우리가 바치는 제물이 그분들껜 부족한가 봐. 그분들은 우리에게 몹시 무자비하거든.
카파도키아 사람: 내 나라엔 지금 신이 없어. 로마 사람들이 쫓아버렸지. 그들이 산속으로 피난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 그러나 난 믿지 않아. 나는 말야. 사흘 밤을 산 위에서 그들을 찾았지. 난 그들을 못 보았어. 나중에는 이름까지 불러댔지만. 그들은 안 나타나더군. 죽었나 싶어.
첫째 병정: 유다 사람들은 눈에 안 보이는 신 한 분을 모셔요.
카파도키아 사람: 난 모를 일이야.
첫째 병정: 요컨대 그들은 눈에 안 보이는 물건만을 믿거든.
카파도키아 사람: 완전 어리석은 짓 같은데.
요한의 목소리: 내 위에 나보다 더욱 힘 있는 다른 분이 오시리라. 나는 그분의 샌들 끈을 풀어드릴 만한 값어치도 없도다.?(마태오의 복음서 3장 11절;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분은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그분은 나보다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그분이 오시면 사막이 기뻐서 날뛸 것이다. 백합처럼 꽃필 것이다. 장님이 해를 보고, 귀머거리의 귀가 열릴 것이다. 갓난아기가 용의 둥지에 손을 얹고, 사자의 갈귀를 잡아끌 것이다.
둘째 병정: 저놈의 입을 막아라. 녀석은 언제나 엉뚱한 말을 늘어놔.
첫째 병정: 천만에, 그는 성자야. 그는 아주 상냥한 분이야. 또 매일 그에게 밥을 나른 건 나야. 그는 내게 치사를 한다네.
카파도키아 사람: 누군데?
첫째 병정: 예언자라네.
카파도키아 사람: 이름은 뭔데?
첫째 병정: 요한.
카파도키아 사람: 어디 사람이야?
첫째 병정: 사막에서 왔어. 거기서 그는 메뚜기와 들꿀?(성경이 번역되면서 생긴 오류로, 실제론 나무 열매들이라고한다. 사막에 웬 메뚜기에 꿀인가?)을 먹고 살았네. 그는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있었지.?(마태오의 복음서 3장 4절;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 외관은 아주 흉했어. 군중이 그의 뒤를 따랐지 그는 제자도 가지고 있었네.
카파도키아 사람: 그는 누구 얘기를 하나?
첫째 병정: 우린 통 몰라요. 때론 무서운 소리를 해요. 그러나 이해할 수가 없어요.
카파도키아 사람: 그를 볼 수 있나?
첫째 병정: 아니. 왕께서 금하셔.
시리아 청년: 공주는 부채로 얼굴을 가리셨어! 조그마한 흰 손이 마치 집으로 날아가는 비둘기처럼 움직여. 꼭 흰 나비와 같아. 완연히 흰 나비야.
헤로디아의 시동: 도대체 그게 자네에게 무슨 상관이야. 무엇 때문에 그이를 바라보는 거야. 그이를 바라봐서는 안 돼.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몰라요.
카파도키아 사람: (지하 샘을 가리키면서) 참 이상한 감옥이로군!
둘째 병정: 낡은 지하 샘이지.
카파도키아 사람: 낡은 지하 샘이라고! 그러면 몸에 무척 나쁠 건 틀림없겠군.
둘째 병정: 천만에, 예를 들면 헤로디아 여왕의 첫 남편인 왕의 형. 그 속에 십이 년간 갇혀 있었지. 그래도 안 죽은 걸요. 결국엔 목을 졸라매야 했어요.
카파도키아 사람: 목을 졸라매다니? 누가 감히 그런 짓을?
둘째 병정: (키 큰 흑인 망나니를 가리키며) 저기 나아만이.
카파도키아 사람: 무섭지 않았을까?
둘째 병정: 천만에, 왕이 그에게 반지를 보내셨지.
카파도키아사람: 반지라니?
둘째 병정: 죽음의 반지야. 그래서 그는 무섭지 않았어.
카파도키아 사람: 그렇지만 왕의 목을 졸라매다니. 무서운 일인데.
첫째 병정: 뭐라고? 왕인들 모가지는 하나뿐인걸. 딴 사람들처럼.
카파도키아 사람: 무서운 일 같아.
시리아 청년: 공주께서 일어서시네! 식탁에서 떠나시는군! 매우 지루하신 모양이야. 아! 이리 오시는데. 그래, 그이는 우리 쪽으로 오시는데. 그이는 참 창백하셔. 저렇게 창백하신 걸 난 본 적이 없어.
헤로디아의 시동: 그이는 길을 잃은 비둘기와 같으셔. 그이는 바람에 나부끼는 수선화와도 같으셔. 은꽃과 비슷하셔.
(살로메 등장)
살로메: 난 남아있지 않을 테야. 난 남아있을 수 없다. 어째서 왕은 눈시울을 부들부들 떨면서 두더지와 같은 눈으로 나를 볼까? 내 어머니의 남편이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 건 이상한 일이야. 그게 무슨 뜻인지 난 몰라. 사실인즉, 그렇지. 난 알고 있지.
시리아 청년: 연회실에서 나오셨군요, 공주님.
살로메: 여기 공기는 참 맑기도 해라! 여기 나오니 숨을 쉬겠네! 저 속에서는 예루살렘의 유다 사람들이 어리석은 의식을 가지고서 서로 헐뜯고 있고, 야만인들은 줄곧 술만 마시고서 돌바닥에 포도주를 쏟고, 스미르나의 그리스 사람들은 눈가를 그리고, 볼때기에 연지를 바르고 머리털을 비비 꽜어. 그리고 말수가 적고 간사한 이집트 사람들은 비취 같은 손톱을 하고서 갈색 망토를 걸치고 있고, 로마 사람은 우악스럽고 우둔하고 상말을 쓰지. 아! 난 로마 녀석들이 싫어 죽을 것 같아! 평민들이면서 귀족인 체한단 말이야.
시리아 청년: 앉으시지 않겠어요? 공주님.
헤로디아의 시동: 어째서 말을 걸어? 어쩌자고 바라보는 거야? 오! 무슨 불상사가 일어나려나 봐.
살로메: 달을 보니 참 좋구나! 달은 조그만 은전과 비슷해. 아주 조그마한 은꽃이랄까. 차고 깨끗해. 저 달은 틀림없는 숫처녀야. 처녀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그래, 숫처녀지. 한 번도 몸을 더럽힌 적이 없어. 다른 여신들처럼 사내들에게 몸을 맡긴 적이 한 번도 없지.
요한의 소리: 오셨도다, 주께서! 사람의 아들께서는 오셨도다. 켄타우로스는 냇물 속에 몸을 감추었고 님프는 냇물을 떠나서 숲속 나뭇잎 밑에 누웠도다.
살로메: 누가 외쳤어?
둘째 병정: 예언자입니다. 공주님.
살로메: 아! 예언자라니. 왕에게 겁을 주는 이 말이야?
둘째 병정: 우리로서는 그건 모릅니다. 예언자 요한입니다.
시리아 청년: 가마를 가져오도록 명령할까요, 공주님? 정원 날씨가 매우 좋습니다.
살로메: 나의 어머니에 관해서 그가 망측한 소리를 한다는데, 안 그래?
둘째 병정: 저희들은 그가 한 말을 이해 못 합니다, 공주님.
살로메: 그래, 그이는 망측한 소리를 했어.
(노예 등장)
노예: 공주님 왕께서 연회실로 돌아오시라는 분부입니다.
살로메: 안 돌아가.
시리아 청년: 송구하오나, 공주님. 돌아가시지 않는다면 혹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는지도 모릅니다.
살로메: 늙은이야, 예언자는?
시리아 청년: 공주님 돌아가시는 게 나으실 겁니다. 제가 모셔드리죠.
살로메: 예언자는 늙은이야?
첫째 병정: 아닙니다. 아주 젊은 사람입니다.
둘째 병정: 누가 압니까? 엘리야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살로메: 엘리야라니, 누군데?
둘째 병정: 이 나라의 아주 옛날 예언자입니다, 공주님.
노예: 왕께 공주님의 회답을 뭐라고 전하오리까?
요한의 소리: 그대를 때리던 자의 매가 부러졌다고 해서 기뻐하지 마라, 팔레스타인의 땅이여. 왜냐하면, 뱀이 닭의 알을 품어서 바실리스크를 낳았는데, 이 바실리스크의 새끼는 닭을 삼킬 것이기 때문이도다.
살로메: 어쩌면 목소리도 이상해라! 내가 그에게 말을 걸어 봤으면.
첫째 병정: 안 될 겁니다, 공주님. 왕은 누구나 그와 말하는 걸 원치 않으십니다. 대사제님이 그와 말하는 것조차 왕은 금하셨습니다.
살로메: 나는 그와 말하고 싶어.
첫째 병정: 안 됩니다, 공주님.
살로메: 내가 하고 싶어.
시리아 청년: 정말로, 공주님 연회실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살로메: 예언자를 내놔.
첫째 병정: 저희는 못 합니다, 공주님.
살로메: (지하 샘에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보면서) 저 속은 참 어둡기도 해라! 저렇게 깜깜한 구렁 속에 있는 건 무서운 일이고 말고! 무덤과 비슷해. (병정들에게) 너희들 내 말 들었지? 그이를 내놓아. 나는 그이가 보고 싶어.
둘째 병정: 제발, 공주님. 저희들에게 그런 분부 마세요.
살로메: 너희들은 나를 기다리게 하는구나.
첫째 병정: 공주님, 저희들 목숨은 당신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 분부를 이행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저희들에게 분부해서는 안 됩니다.
살로메: (시리아 청년을 바라보고서) 아!
헤로디아의 시동: 오! 무엇이 일어나려나? 틀림없이 무슨 불상사가 일어나려나 봐.
살로메: (시리아 청년에게 가까이 가서) 네가 해 주겠지. 아냐, 나라봇? 네가 해 주겠어? 나는 언제나 네게 상냥했었는데, 네가 들어주지 않겠어? 난 다만 그이를 보고 싶을 뿐이야. 이 이상한 예언자를. 그의 소문이 자자하거든. 나는 왕이 그이 말을 하시는 걸 번번히 들었어. 겁내나 봐. 왕이 틀림없이 왕은 그를 겁낸다. 나라봇, 너도 겁을 내나?
시리아 청년: 전 그를 겁내지 않아요. 공주님. 겁나는 사람 없어요. 그러나 왕께선 이 샘의 뚜껑을 들어내는 것을 엄금하셨어요.
살로메: 너는 들어주겠지, 나라봇. 그럼 내일 말이야, 내가 가마를 쓰고 우상가게 문 밑을 지날 땐, 난 그대에게 조그마한 꽃을 떨어뜨려 줄게. 조그마한 연두빛 꽃을.
시리아 청년: 공주님 저는 못합니다. 저는 못합니다.
살로메: (미소를 띄우고서) 너는 들어줄거야, 나라봇, 들어줄 걸. 넌 뻔하지. 그럼 내일 말이야, 내가 가마를 타고 우상가게의 다리 위를 지나갈 때, 난 모슬린?(길고 품질이 좋은 양털 섬유를 잘 빗어서 잔털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섬유를 평행 상태로 가지런히 하여 꼬아 만든 실로 만든, 얇고 보드라운 모직물) 베일 너머로 널 봐 줄게. 난 널 봐줄게. 나라봇, 난 네게 미소를 던져줄게. 나를 봐. 나라봇, 나를 봐. 아! 내 청을 들어주려는걸. 넌 뻔히 알면서. 뻔하지. 아냐? 난 뻔히 알아.
시리아 청년: (셋째 병정에게 군호를 보내면서) 예언자를 내놓아라. 살로메 공주께서 보기를 원하신다.
살로메: 아!
헤로디아의 시동: 오! 달 모양이 참 이상하구나! 수의로 몸뚱이를 감추려고 애쓰는 송장의 손이랄까.
시리아 청년: 달 모양이 매우 이상하다. 호박 눈을 한 조그마한 공주랄까. 모슬린 베와 같은 구름 너머로 저 달은 조그마한 공주처럼 미소를 던지고 있다.
(예언자가 지하 샘에서 나온다. 살로메는 그를 바라보고 물러선다)
요한: 추행에 벌써 가득 찬 술잔을 든 자는 어디 있느냐? 은빛 옷을 입고 모든 사람 앞에서 죽은 날이 올 자는 어디 있느냐? 그자더러 오라고 하라. 광야에서나 왕궁 안에서 외치신 이의 소리를 그가 듣도록.
살로메: 누구 얘기야?
시리아 청년: 알 턱이 없어요, 공주님.
요한: 벽 위에 그려진 사나이들을. 채색으로 그려진 칼데아 사내들의 그림을 보고서 자기 눈의 색욕에 환장한 나머지 칼데아 나라로 사신을 보낸 여자는 어디있느냐?
살로메: 내 어미 얘기야.
시리아 청년: 천만에요. 공주님.
살로메: 그래. 내 어미를 두고 하는 말이야.
요한: 허리에 검대를 메고 머리에 별의 별 색의 삼중모를 쓴 아시리아 사내의 대장들에게 몸을 내던진 여자는 어디 있느냐? 아마포과 히아신스 옷을 차려입고 금 방패와 은 투구를 지닌, 게다가 몸집이 큰 이집트의 젊은 사나이들에게 몸을 내던진 여자는 어디있느냐? 그 여자더러 음란의 이부자리로부터, 근친상간의 잠자리로부터 일어나라고 이르라. 그 여자가 주의 길을 예비하는 이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그 여자가 자기의 죄를 뉘우치도록. 설사 그 여자가 당초에 뉘우치지 않고서 추행 속에 남아있을지라도, 그 여자더러 오라고 이르라. 주께서는 도리깨를 들고 계시니까.
살로메: 근데 그는 무섭다. 그는 무섭다.
시리아 청년: 여기 계시지 말아요. 공주님, 저의 소원입니다.
살로메: 특히 무서운 건 눈이야. 티레의 양탄자 위에 횃불이 타다 남은 새까만 구멍이랄까. 용이 사는 새까만 동굴이랄까. 용이 피신하고 있는 새까만 동굴이랄까. 환상적인 다리 헝클어 놓은 새까만 호수랄까. 그이는 또 말을 할까? 어때?
시리아 청년: 여기 계시지 말아요, 공주님! 제발 여기 계시지 말아요.
살로메: 참 그는 야위기도 했다! 그는 가느다란 상아탑과 비슷해. 은으로 만든 조각상이라고나 할까. 그는 틀림없는 숫총각이야. 저 달처럼. 그는 한 줄기 은빛과 비슷해. 난 그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
시리아 청년: 안 됩니다, 안 돼요. 공주님!
살로메: 난 그를 가까이 봐야겠어.
시리아 청년: 공주님! 공주님!
요한: 이 여자는 누군데 나를 바라보는 건가? 그녀가 나를 바라보는 게 난 싫다. 어째서 그녀는 눈시울에 금가루를 칠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건가? 나는 모른다. 누군지 난 알고 싶지 않다. 물러가라고 알리라. 난 그녀에게 말하고 싶지 않다.
살로메: 나는 살로메. 헤로디아의 딸, 유다의 공주다.
요한: 물러서라! 바빌론의 딸 같으니! 주의 선발자에게 다가오지 마라. 그대의 어미는 불의의 포도주로 이 땅을 채워놓았다. 그래서 그의 죄악의 부르짖음이 신의 죄에 다다랐다.
살로메: 또 말해 봐, 요한. 네 말에 나는 취한다.
시리아 청년: 공주님! 공주님! 공주님!
살로메: 또 말을 하라니까, 요한. 그리고 내가 할 일을 일러줘.
요한: 다가오지 마라. 소돔의 딸 같으니. 그러나 베일로 그대의 얼굴을 가리고 재를 그대의 머리 위에 덮어쓰고 광야로 나가서 사람의 아들을 찾으라.
살로메: 누구야, 사람의 아들이? 그도 너처럼 미남자니, 요한?
요한: 물러서라! 물러서라! 내 귀엔 들린다. 공중에서 날개 치는 죽음의 날갯소리가.
시리아 청년: 공주님, 제발 돌아가 주세요!
요한: 주이신 신의 천사여. 그대는 칼을 들고 여기서 무엇을 하십니까? 그대는 이 불결한 궁중에서 누구를 찾으십니까? 은빛 옷을 입고 죽을 자의 그 날은 아직 오지 않았소이다.
살로메: 요한!
요한: 누구야?
살로메: 요한! 난 네 몸뚱이에 반했다. 너의 몸뚱이는 희다. 나무꾼이 한 번도 낫질한 적 없는 초원의 백합처럼, 너의 몸뚱이는 희다. 산 위에 쌓인 눈처럼, 유다의 산 위에 쌓여 있다가 골짜기로 내려오는 눈처럼, 아라비아 여왕의 정원의 장미꽃인들, 너의 몸뚱이만큼 희진 않다. 아라비아 여왕의 정원의 장미꽃도, 풀숲 위에 발을 굴리는 새벽도, 바다의 가슴 위에 누울 때의 달의 젖가슴도. 너의 몸뚱이만큼 흰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너의 몸뚱이를 만져보자.
요한: 물러서라. 바빌론의 딸 같으니! 여자로 인해 악이 세상에 들어왔다. 내게 말을 걸지 마라. 그대의 말을 난 듣고 싶지 않다. 난 주이신 신의 말씀을 들을 뿐이다.
살로메: 너의 몸뚱이는 징그러워. 문둥이의 몸뚱이와 같아. 살무사가 기어간 석고의 벽과 같아. 전갈이 새끼를 친 석고의 벽과 같아. 하얘진, 그러나 구역질 나는 물건에 가득 찬 무덤과 같아. 소름 끼쳐. 너의 몸뚱이는 소름 끼쳐! 너의 머리털이야, 내가 반한 건. 요한, 너의 머리털은 포도송이와 비슷해. 에돔 사람들의 나라의 포도나무에 매달린 새까만 포도송이와 비슷해. 너의 머리털은 레바논산의 큰 소나무와 같아. 낮 동안 감추고 싶어하는 사자와 도둑에게 그늘을 주는, 레바논산의 큰 소나무와 같아. 기나긴 일곱 날의 밤도, 달도 뜨지 않고, 별도 겁을 먹는 밤도, 그토록 새까맣지는 않아. 너의 머리털만큼 까만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의 머리털을 만져보자.
요한: 물러서라. 소돔의 딸 같으니! 내게 닿지 마라. 주이신 신의 전당을 더럽혀서는 안 돼.
살로메: 너의 머리털은 몸서리난다. 진흙과 먼지를 온통 쓰고 있네. 너의 이마 위에 얹힌 가시관이랄까. 너의 목 주위에 뒤엉켜서 꿈틀거리는 새까만 뱀 떼라고나 할까. 난 너의 머리털이 싫어. 너의 입술이야, 내가 반한 건. 요한, 너의 입술은 상아탑 위 주홍색 띠와 같아. 티레의 정원에 피는 장미꽃보다 더욱 붉은 석류꽃도 그다지 붉진 않아. 왕의 도착을 아뢰는 적을 겁먹게 하는 나팔의 붉은 외침도 그다지 붉진 않아. 너의 입은 압착장에서 포도를 짓밟는 이의 발보다 더 붉어. 신전에서 살며 사제의 양육을 받는 비둘기 발보다 더욱 붉어. 너희 입술은 삼림에서 사자를 죽이고 황금색 호랑이를 보고 돌아오는 이의 발보다 더욱 붉어. 너의 입은 어부들이 바다의 황혼에서 발견하여 왕의 몫으로 간직한 산호가지와 같아! 모압 사람들이 모압의 광산에서 발견하여 왕들에게 빼앗기는 단사?(황화 수은으로 이뤄진 붉은 광물)와 같아. 단사로 그려지고 산호의 활집을 가진 페르시아 왕의 활과 같아. 너의 입술처럼 붉은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너의 입술에 입을 맞추자.
요한: 안 돼. 바빌론의 계집 같으니! 소돔의 계집 같으니. 안 돼.
살로메: 난 너의 입술에 입 맞출 테야, 요한. 난 너의 입술에 입 맞출 테야.
시리아 청년: 공주님, 공주님, 몰약의 꽃다발 같으신, 비둘기 중의 비둘기이신 당신께서, 그를 보시지 말아요! 그런 말을 그에게 하시지 말아요. 난 견딜 수 없어요. 공주님, 공주님, 이런 말을 하지 마세요.
살로메: 난 너의 입술에 입 맞출 테야, 요한.
시리아 청년: 아! (그는 자결하여 살로메와 요한 사이에 쓰러진다.)
헤로디아의 시동: 시리아 청년이 자살하였네! 청년대장이 자살하였네! 그는 자살하였네. 내 친구였던 그가! 난 그에게 조그마한 향로 상자와 은제 귀걸이를 주었는데 지금 그는 자살하였네! 아! 불상사가 일어날 거라고 그이가 예언 안 했던가? 내 자신도 예언했었지. 그리고 일은 터지고 말았네. 난 저 달이 송장을 찾고 있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러나 달이 찾는 게 바로 그라는 걸 모르고 있었네. 아! 어찌하여 난 그를 달로부터 감추지 않았나? 만약에 내가 그를 동굴 속에 감추었다면 달은 그를 못 보았을 텐데.
첫째 병정: 공주님, 청년대장이 방금 자살하였습니다.
살로메: 너의 입술에 입을 맞추자, 요한.
요한: 간음에서 나온 계집이여. 그대를 구할 수 있는 이가 오직 한 분 계신다. 내가 금방 말했던 그이 말이다. 가서 그분을 찾으라. 그분은 갈릴래아 바다를 배로 건너시는 중이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하고 계신다. 바닷가에서 무릎을 꿇고, 그분의 이름을 부르라. 그분이 오시거든, 하기야 그분은 누가 불러도 오시지만, 그분의 발밑에 엎드려서 그대의 죄의 용서를 빌라.
살로메: 너의 입술에 입을 맞추자.
요한: 저주를 받으라. 근친상간한 어미의 딸 같으니. 저주를 받으라.
살로메: 너의 입술에 입을 맞출 테야, 요한.
요한: 난 그대를 보고 싶지 않다. 난 그대를 안 보겠다. 몹쓸 년이로군, 살로메. 몹쓸 년이로군. (그는 지하 샘으로 내려간다.)
살로메: 너의 입술에 입을 맞출 테야. 요한. 너의 입술에 입 맞출 테야.
첫째 병정: 시체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해요. 왕께서는 시체를 보기를 싫어하셔. 손수 죽이신 자의 시체 외엔.
헤로디아의 시동: 그는 나와 동기 사이였다. 그는 동기 사이보다 더욱 친했다. 나는 그에게 향로가 든 조그마한 상자와 마노 반지를 주었어. 그는 이 반지를 손에 늘 끼고 있었어. 저녁에 우리는 냇가와 복숭아나무 사이를 거닐었었어. 그러면 그는 고향 이야기를 내게 하곤 했어. 그는 늘 아주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어. 그의 음성은 피리 부는 이의 피리 소리와 비슷했어. 또한 그는 냇물 속에 비치는 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보기를 무척 좋아했어. 난 그러면 못 쓴다고 그를 나무랐어.
둘째 병정: 옳은 말이야. 시체를 숨겨야겠는걸. 왕께서 보시면 안 돼.
첫째 병정: 왕께서는 이리로 오시지 않을걸. 테라스에 나오신 적이 없어요. 너무 예언자를 겁내셔.
(헤로데왕, 헤로디아 등장)
헤로데왕: 살로메는 어디 있는가? 공주는 어디 있는가? 어째서 내가 명령했는데도 연회실로 돌아오지 않았는가? 아! 저기 있구먼!
헤로디아: 그 애를 보시면 안 돼요. 당신은 그 애를 보고만 계셔요.
헤로데왕: 달 모양이 오늘 밤 매우 이상하지 않소? 달 모양이 이상하지 않소? 실성한 여자 어디서나 애인을 찾아다니는 실성한 여자랄까? 저 달은 또한 벌거벗었구려. 온통 벌거숭이야. 구름이 달에게 옷을 입히고 싶어 하는구려. 마치 술 취한 여자처럼 구름 너머로 건들거리오. 틀림없이 저 달은 애인을 찾고 있소. 술 취한 자처럼 건들거리지 않소? 실성한 여자와 비슷하오. 그렇잖소?
헤로디아: 천만에요. 달은 달과 비슷해요. 그뿐이에요. 돌아가요. 당신은 여기서 하실 일이 없어요.
헤로데왕: 난 남아있을 터이오! 므나쎄. 여기에 카펫을 깔아라. 횃불을 켜라. 상아 탁자와 푸른 옥 탁자를 날라라. 여기 공기는 향기롭다. 나는 빈객들과 포도주를 역시 마시겠다. 카이사르의 사신들에게 모든 경의를 표시해야지.
헤로디아: 그분들 때문에 당신은 여기 남으신 건 아녜요.
헤로데왕: 그래. 공기가 향기롭다. 이리 오시오. 헤로디아. 빈객들이 우리를 기다리오. 아! 미끄러졌다! 핏물에 미끄러졌다. 그건 나쁜 징조다. 어째서 여기 피가 있느냐? 그리고 이 시체는? 이 시체는 여기서 무얼하고 있느냐? 너희들은 이 내가 연회를 베풀면 빈객들에게 꼭 시체를 보여주는 이집트 왕 같은 줄로 생각하느냐? 이건 누구냐? 난 바라보기 싫다.
첫째 병정: 우리들의 대장입니다. 폐하. 불과 사흘 전에 폐하께서 임명하신 시리아 청년입니다.
헤로데왕: 나는 그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둘째 병정: 자살하였습니다. 폐하.
헤로데왕: 어째서? 내가 그를 대장을 시켰는데.
둘째 병정: 우리는 모릅니다. 폐하. 허나, 그는 자살하였습니다.
헤로데왕: 이상한 일이네. 로마의 철학자들만이 자살하는 줄 난 알고 있었네. 그렇잖아, 티겔리누스. 로마의 철학자는 자살하지?
티겔리누스: 더러는 자살합니다. 폐하. 스토아 학파?(보편적 진리와 철저한 금욕을 주장한 철학 학파. 쾌락주의의 에피쿠로스와 대립함.)입니다. 아주 야비한 자들입니다. 요컨대 매우 어리석은 자들입니다. 저는 그들을 몹시 어리석다고 봅니다.
헤로데왕: 나도 그렇네. 자살한다는 것은 어리석네.
티겔리누스: 로마에서는 아주 비웃고 있습니다. 카이사르께서는 그들을 빈정대는 풍자시까지 지으셨습니다. 어디서나 외고들 있습니다.
헤로데왕: 아! 그분은 풍자시를 지으셨나? 카이사르는 신통하시다. 카이사르께서는 무엇이나 할 수 있으시다. 이상한 걸. 자살하다니, 시리아 청년이. 그가 아까워. 그래 난 몹시 아까워. 왜라니. 그는 미남자였어. 그는 아주 미남자이기도 했어. 눈이 사뭇 애타고 있었다. 난 그가 애타게 살로메를 바라보는 걸 본 기억이 난다. 정말로, 내가 보기에도 그는 좀 지나치게 바라보았던 것이다.
헤로디아: 딴 분들도 너무 바라보아요.
헤로데왕: 그의 아비는 왕이었다. 내가 그를 제 나라에서 몰아냈다. 그리고 여왕이었던 그의 어미는 헤로디아. 그대가 종을 삼았지. 그러므로 그는 여기에 빈객으로 있었다. 그 때문에 난 그를 대장으로 삼았지. 오, 그가 죽은 게 유감이야. 결국, 어째서 너희들은 시체를 여기에 버려두었느냐? 딴 곳으로 옮겨야 한다. 난 보기 싫다. 옮겨라.
(시체를 옮긴다)
헤로데왕: 여긴 춥다. 여긴 바람이 있다. 있잖나?
헤로디아: 천만에요. 바람은 없어요.
헤로데왕: 있고 말고, 바람이 있다. 그리고 공중에서 무슨 날갯소리 같은 소리가. 거대한 날갯소리 같은 것이 들려. 당신은 들리지 않아?
헤로디아: 아무것도 안 들려요.
헤로데왕: 내게도 더는 안 들려. 그러나 아까 들렸어. 틀림없는 바람이었어. 지나갔어. 천만에, 또 들려. 당신에겐 들리지 않아? 정말로 날개 치는 소리와 같다.
헤로디아: 아무 일도 없다는데. 당신은 병신이세요. 돌아가세요.
헤로데왕: 난 병신이 아냐. 병신은 당신 딸이오. 몹시 앓고 있는 모양이야. 당신의 딸 말이야. 저 애의 얼굴이 저렇게 창백한 걸 난 본 적이 없어.
헤로디아: 그 애를 보시지 말라고 난 당신에게 일러두었어요.
헤로데왕: 포도주를 따르라.
(포도주를 나른다.)
헤로데왕: 살로메, 이리 와서 나와 함께 포도주를 조금 마시자. 여기에 맛있는 포도주가 있다. 카이사르께서 손수 내게 보내주신 거야. 거기에다가 그대의 빨간 작은 입술을 적셔요. 그럼 잇달아 내가 그 잔을 비울게.
살로메: 목마르지 않아. 폐하야.
헤로데왕: 당신 딸이 대꾸하는걸 들어 봐요. 헤로디아.
헤로디아: 그 애 대꾸는 당연한 거예요. 어째서 당신은 그 애를 늘 바라보시는 거예요?
헤로데왕: 과일을 가져오너라.
(과일을 나른다.)
헤로데왕: 살로메, 이리 와서 나와 함께 과일을 먹자. 난 과일 속에 너의 조그마한 이빨이 남긴 자국을 보고 싶다. 이 과일을 조금만 깨물어라. 그럼 잇달아 내가 나머지를 먹을게.
살로메: 배고프지 않다고. 폐하야.
헤로데왕: (헤로디아에게) 당신 딸 버릇을 잘도 가르쳤군.
헤로디아: 나의 딸이나 나나 우리는 왕족 출신이어요. 당신이야말로 당신 할아버지는 낙타치기였어요! 게다가 도둑이였어요!
헤로데왕: 거짓말!
헤로디아: 그게 정말인 줄 당신은 뻔히 아시면서.
헤로데왕: 살로메 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라. 난 너의 어머니의 옥좌를 네게 주마.
살로메: 피곤하지 않다니깐, 폐하야.
헤로디아: 당신에 대한 그 애의 생각을 뻔히 아시면서.
헤로데왕: 가져오너라. 뭣이더라? 모르겠어. 아! 아! 생각난다.
요한의 소리: 때는 왔다! 내가 예언했던 바가 일어났다고 주이신 신이 말하신다. 내가 말했던 그날이 왔도다.
헤로디아: 저자의 입을 닥치게 해요. 난 그자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요 사내는 늘 내게 욕을 뱉었어요.
헤로데왕: 그는 당신에게 아무 욕도 안 했어. 게다가 그는 매우 위대한 예언자야.
헤로디아: 난 예언자를 믿지 않아요. 일개 사나이가 무엇을 일러 맞힐 수 있나요? 아무도 몰라요. 아무도 몰라요. 게다가 저자는 늘 나를 욕해요. 그러나 당신은 저자를 겁내고 있는걸요. 요컨대, 당신이 그를 겁내는 줄 난 잘 알고 있어요.
헤로데왕: 난 그를 겁내지 않아. 난 아무도 겁나지 않아.
헤로디아: 무얼요. 당신은 그를 겁내요. 만약 당신이 겁 안 난다면 어째서 그를 반년 전부터 넘겨 달라고 하는 유다 사람들에게 넘겨주지 않아요?
유다 사람: 요컨대, 폐하. 우리들에게 그를 넘겨주는 편이 낫겠습니다.
헤로데왕: 이 점에 대해선 충분해. 난 당신들에게 이미 나의 대답을 해 놨어. 난 당신들에게 그를 내주고 싶지 않아. 그는 신을 본 사나이야.
유다 사람: 그건 불가능합니다. 아무도 예언자 엘리야 이후로 신을 못 보았습니다. 엘리야가 마지막으로 신을 보았습니다. 요즘에는 신이 안 나타나십니다. 숨어 계십니다. 그러기 때문에 나라에 큰 불상사가 있습니다.
둘째 유다 사람: 요컨대 예언자 엘리야인들 실제로 신을 보았는지 모릅니다. 그가 봤다는 건 차라리 신의 그림자였을는지도 모릅니다.
셋째 유다 사람: 신은 결코 숨어 계시지 않습니다. 신은 언제나 그리고 어떠한 일 속에도 나타나십니다. 신은 악 속에도 선 속에도 마찬가지로 계십니다.
넷째 유다 사람: 그런 말 할 필요가 없다. 그건 매우 위험한 사상이야. 그리스의 철학을 연구하는 알렉산드리아의 학교에서 나온 사상이야. 그리고 그리스 사람들은 이방인들이야. 그들은 할례조차 안 했어.
다섯째 유다 사람: 신이 어떻게 행동하시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신이 이 선악을 가리는 방법이란 매우 신비로우니까. 우리가 악이라고 부르는 것이 혹시 선일는지도 몰라. 그리고 우리가 선이라고 부르는 것이 악일는지도 몰라. 우리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거야. 꼭 필요한 것은 만사에 복종하는 거야. 신은 매우 강하셔. 신은 약한 자도 강한 자도 동시에 때려 부수셔. 신은 누군들 안 꺼리셔.
첫째 유다 사람: 그건 정말이야. 신은 무섭다. 신은 약자나 강자를 마치 절구 속에서 밀 부수듯 부수신다. 그러나 이 사나이는 신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도 예언자 엘리야 이후로 신을 안 보았습니다.
헤로디아: 저자들 입 닥치게 해요. 싫증이 나요.
헤로데왕: 그러나 내가 듣기는 요한 자신이 당신네들의 예언자 엘리야라는데.
유다 사람: 그럴 수 없습니다. 예언자 엘리야 때부터 삼백 년이 지났습니다.
헤로데왕: 그가 예언자 엘리야라고 말하는 이가 더러 있어요.
나자렛 사람: 그럼요. 그는 틀림없는 예언자 엘리야입니다.
유다 사람: 천만에. 예언자 엘리야가 아냐.
요한의 소리: 그날은 왔도다. 주의 그날은. 산 위에 세계의 구세주이실 분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도다.
헤로데왕: 이게 무슨 뜻이야? 세계의 구세주란?
티겔리누스: 카이사르의 칭호입니다.
헤로데왕: 그러나 카이사르께서는 유다엔 안 오신다. 난 어제 로마에서 편지를 받았어. 그런 사연은 전혀 없었어. 요는 여보게, 티겔리누스. 겨울 동안 로마에 있었으니까. 그런 소문도 전혀 못 들었나?
티겔리누스: 요컨데, 폐하. 저는 그런 소문을 못 들었습니다. 전 오직 칭호를 설명하였을 뿐입니다. 전 카이사르의 여러 칭호 가운데 하나입니다.
헤로데왕: 그분은 오실 수 없다. 카이사르께서는 관절염을 앓고 계시니까. 발이 코끼리의 발 같으시다는 소문이다. 게다가 정치적 이유가 있다. 로마를 떠나는 이는 로마를 잃는다니까. 그분은 오시지 않을 거야. 허나 결국 군주이시다. 카이사르께서는 원하시면 오실 거야. 그러나 난 오신다고는 생각 안 해.
첫째 나자렛 사람: 카이사르를 두고 예언자가 말한 건 아닙니다. 폐하.
헤로데왕: 카이사르가 아냐?
첫째 나자렛 사람: 아닙니다. 폐하.
헤로데왕: 도대체 그가 누구를 두고 한 말이냐?
첫째 나자렛 사람: 나타난 구세주 말입니다.
유다 사람: 구세주는 안 왔어.
첫째 나자렛 사람: 그이는 오셨어요. 그리고 그이는 사방에서 기적을 베푸셔요.
헤로디아: 오! 오! 기적이라고 난 기적을 믿지 않아요. 난 실컷 보았어. (시동에게) 내 부채.
첫째 나자렛 사람: 그분은 참다운 기적을 베푸셔요. 말하자면 갈릴래아의 조그맣지만 꽤 중요한 도시의 어느 결혼식 때에 그분은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했습니다. 거기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분은 가파르나움의 성문 앞에 앉아 있던 문둥이 둘을 다만 손을 대기만 해서 고치셨습니다.
둘째 나자렛 사람: 아냐. 가파르나움에서. 그가 고친 건 장님 둘이었어.
첫째 나자렛 사람: 아냐. 문둥이였어. 그러나 그분은 장님들도 마찬가지로 고치셨어. 그리고 산 위에서 천사들과 얘기 하시는 걸 본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두가이사람: 천사는 존재하지 않아.
바리사이사람: 천사는 존재하지. 그러나 그자가 천사들에게 말을 걸었다고는 난 안 믿어.
첫째 나자렛 사람: 그분이 천사들하고 얘기하시는 걸 지나가는 군중이 보았어요.
사두가이 사람: 천사들 하고는 아니야.
헤로디아: 참 나를 귀찮게 하는군. 이 작자들은! 짐승들이야. 완전히 짐승들이야. (시동에게) 야! 내 부채!
(시동이 부채를 바친다)
헤로디아: 넌 꼴을 보니 꿈을 꾸고 있구나. 꿈을 꾸어선 안 돼. 꿈꾸는 사랑들은 병자야 (그는 부채로 시동을 때린다)
둘째 나자렛 사람: 야이로의 딸의 기적도 있어요.
첫째 나자렛 사람: 그렇고 말고. 그건 매우 확실해. 누군들 그걸 부정 못 하지.
헤로디아: 저 사람들은 미쳤어. 저자들은 달을 너무 쳐다보았어. 입 닥치라고 분부하세요.
헤로데왕: 그건 뭐야, 야이로의 딸의 기적이란?
첫째 나자렛 사람: 야이로의 딸은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그 애를 되살리셨습니다.
헤로데왕: 그는 죽은 이를 되살리나?
첫째 나자렛 사람: 네, 폐하. 그분은 죽은 이를 되살리십니다.
헤로데왕: 그가 그런다면 난 싫은데 그 짓을 난 금한다. 죽은 이를 살리다니 난 용서 못 해. 이 사나이를 찾아서 그에게 죽은 이를 되살리는 것을 내가 금한다고 일러야 해. 지금 어디 있나? 이 사나이는?
둘째 나자렛 사람: 그분은 사방에 계십니다, 폐하! 그러나 그분을 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첫째 나자렛 사람: 소문엔 지금 사마리아에 계신답니다.
유다 사람: 구세주가 아닌 건 뻔하지. 만약에 그가 사마리아에 왔다면, 구세주가 오시더라도 사마리아 사람들에겐 안 가시니까. 사마리아 사람들은 못됐어. 그들은 전혀 공물을 신전에 안 가져와요.
둘째 나자렛 사람: 그분은 며칠 전에 사마리아를 떠나셨어. 내 생각으로는 방금 그분은 예루살렘 근방에 계실 거야.
첫째 나자렛 사람: 천만에 그분은 거기 안 계셔. 난 방금 예루살렘에서 오는 길이야. 두 달 전부터 그의 소문을 들은 사람이 없어요.
헤로데왕: 요컨대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러나 그를 찾아서 내가 그에게 죽은 이를 되살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일러야 해. 물을 포도주로 변케 하고 문둥이와 장님을 고치는 건, 그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하라지. 난 그 일엔 반대할 아무 말도 없다. 참말로 난 문둥이를 고치는 건 선행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죽은 이를 되살리는 건 허락 못 해. 무서울 거야 만약에 죽은 이가 되살아 온다면.
요한의 소리: 아! 화냥년 같으니! 창년 같으니! 아! 금색 눈과 금분을 칠한 눈시울을 가진 바빌론의 계집 같으니! 주이신 신의 말씀이 여기 있다. 사나이의 군중을 그 여자에게 덤벼들게 하라. 사람들이 돌멩이를 들어 그 여자를 때려죽였으면.
헤로디아: 입 닥치게 해요!
요한의 소리: 전투대장들이 그 여자를 장검으로 찔렀으면, 그들이 그 여자를 방패로 지근댔으면.
헤로디아: 참 창피하다.
요한의 소리: 이래야 난 땅 위에서 죄악을 일소하고 모든 여자들은 그 여자의 추행을 본받지 않으리라.
헤로디아: 그가 내 욕을 하는 걸 당신은 들으셨어요? 당신은 당신의 아내를 욕해도 그를 내버려 두세요?
헤로데왕: 그렇지만 그는 당신 이름을 말하지 않았어.
헤로디아: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가 나를 욕하려고 하는 걸 당신은 뻔히 아세요. 그런데 난 당신의 아내가 아녜요?
헤로데왕: 그래. 사랑스럽고 고귀한 헤로디아, 당신은 나의 아내요. 그리고 당신은 맨 먼저는 나의 형의 아내였소.
헤로디아: 그에게서 나를 챈 것은 당신이에요.
헤로데왕: 정말이지 내가 제일 강했었지. 그러나 이건 이야기하지 말자. 난 이걸 얘기하고 싶지 않아. 이 때문에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그건 얘기 말자. 고귀한 헤로디아, 우린 빈객들을 잊고 있었어. 술을 내게 따라요. 여보, 큰 은잔과 큰 유리잔에 포도주를 가득 채워요. 난 카이사르의 건강을 위하여 축배를 들겠어. 여기에 로마 사람들이 있다. 카이사르의 건강을 위하여 축배를 들어야 돼.
일동: 카이사르 만세! 카이사르 만세!
헤로데왕: 당신은 딸의 얼굴이 몹시 창백한 걸 모르는군.
헤로디아: 그 애가 창백하건 말건 당신에게 무슨 상관이세요?
헤로데왕: 난 그 애가 그렇게 창백한 걸 못 보았어.
헤로디아: 그 애를 바라보셔서는 안 돼요.
요한의 소리: 그날엔 해가 상복처럼 검어지리라. 그리고 달은 피처럼 붉어지리라. 그리고 하늘의 별은 푸른 무화과가 무화과나무에서 떨어지듯 땅 위에 떨어지리라. 그리고 지상의 왕들은 겁을 먹으리라.
헤로디아: 아! 아! 난 그가 말하는 그 날을 봤으면 달이 피처럼 붉어지고 별이 푸른 무화과처럼 떨어지는 그 날을 이 예언자는 주정뱅이처럼 지껄이는군. 그러나 난 그의 목소리를 듣고 참을 수 없어요. 난 그의 목소리가 싫어요. 입 닥치도록 명령하세요.
헤로데왕: 천만에 난 그가 한 말을 알지 못해도 그러나 그건 무슨 징조일지도 몰라.
헤로디아: 난 징조를 안 믿어요. 그는 주정뱅이처럼 지껄여요.
헤로데왕: 아마 그는 신의 포도주에 취했는지도 몰라!
헤로디아: 무슨 포도주라고요? 신의 포도주요? 어떤 포도원에서 오는 거예요? 어떤 압착장에서 그걸 구할 수 있는 거예요.
헤로데왕: (그는 살로메에게서 더 이상 눈을 떼지 않는다.) 티겔리누스, 그대가 최근 로마에 있었을 때 그대에게 카이사르께서 말씀하신 건에 대해서.
티겔리누스: 무슨 건입니까, 폐하?
헤로데왕: 무슨 건 말이야? 아! 내가 질문했었지 아냐? 난 알고 싶었던 건을 까먹고 잊어 버렸어.
헤로디아: 당신은 다시 내 딸을 바라보시는군요. 그 애를 바라보시면 안 돼요. 아까도 제가 말했어요.
헤로데왕: 당신은 이 말 뿐이야.
헤로디아: 난 되풀이 말씀드려요.
헤로데왕: 그리고 많이들 말했던 신전의 수리는? 누가 무얼 하려는 거야? 신전의 포장이 없어졌다는 소문인데 아냐?
헤로디아: 그걸 훔친 건 당신이에요. 당신은 아무렇게나 말하세요. 난 여기 남아있기 싫어요. 돌아가요.
헤로데왕: 살로메 나를 위해 춤을 추어요.
헤로디아: 난 그 애가 춤추는 건 싫어요.
살로메: 난 춤출 생각이 전혀 없단다, 폐하야.
헤로데왕: 살로메, 헤로디아의 딸이여. 나를 위해 춤을 추어요.
헤로디아: 그 앨 내버려 두세요.
헤로데왕: 명령이다. 춤추어라, 살로메.
살로메: 난 안 춰, 폐하야.
헤로디아: (미소를 지으면서) 그 애가 잘도 당신에게 복종하는구려!
헤로데왕: 그 애가 춤을 추건 말건 내게 무슨 상관이야? 내겐 아무 상관도 없다. 난 오늘 저녁 행복하다. 매우 행복하다. 이렇게 행복한 적이 없었다.
첫째 병정: 표정이 침울하셔.
헤로데왕: 어째서 나는 행복하지 않더란 말인가? 세계의 군주이시자, 만물의 군주이신 카이사르께서는 무척 나를 사랑하신다. 그분은 방금 나에게 대단히 값있는 선물을 보내주셨다. 또 그분은 나의 적인 카파도키아 왕을 로마에 부르실 것을 나에게 약속하셨다. 아마도 로마에서 그분은 그를 참형에 처하실 거야. 원하는 거라면 모두 할 수 있으시다. 카이사르께선, 그분은 군주이시다. 그러니까 당신도 보다시피 나는 행복할 권리가 있거든 나의 즐거움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세상에 없다.
요한의 소리: 그는 옥좌에 앉아 있으리라. 그는 진홍과 주홍의 옷을 입고 있으리라. 손안에 그는 모독에 가득 찬 금잔을 들고 있으리라. 그리고 주이신 신의 천사가 그를 때리리라. 그는 벌레에게 뜯어먹히리라.?(사도행전 12:21~23; 헤로데는 정한 날에 용포를 두르고 옥좌에 앉아 사람들에게 연설을 하였다. 그 때에 사람들이 '이것은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 신의 소리다.' 하고 외쳤다. 그러나 헤로데가 그 영광을 하느님께 돌리지 않았기 때문에 주의 천사가 곧 헤로데를 내리쳤다. 이리하여 그는 벌레에게 먹혀 죽어버리고 말았다.)
헤로디아: 당신은 그가 당신을 두고 한 말을 들으시죠. 그는 당신이 벌레에게 뜯어먹히실 거라고 말해요.
헤로데왕: 그가 말한 건 내가 아니야. 그는 나에게 욕이라고는 절대로 하지 않아. 그가 말한 건 카파도키아 왕이야. 나의 적인 카파도키아 왕이야. 그자가 벌레에 뜯어먹힐 거야. 내가 아니야. 결코, 그는 나에게 욕이라고는 하지 않았어. 예언자 말이야. 다만 내가 형수를 아내로 삼아서 잘못이라는 것밖에는 아마도 그의 말이 옳아. 참말이지, 당신은 고자야.
헤로디아: 내가 고자라니? 내가? 그래 당신이 늘 내 딸을 바라보는 당신이 즐거움 때문에 그 애더러 춤추기를 원하는 당신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군.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어처구니없어요. 나야 애를 하나 낳았지요. 당신은 한 번도 애를 낳게 한 적이 없어요. 노예의 한 사람에게서도, 고자는 당신이지 나는 고자가 아녜요.
헤로데왕: 입을 닥쳐 당신이 고자라고 내가 당신에게 말하는 거야. 당신은 나의 애를 낳아 주지 않았어. 그래서 예언자는 우리들의 결혼이 진정한 결혼이 아니라는 거야. 근친상간의 결혼 불상사를 가져오는 결혼이라는 거야. 난 그의 말이 옳지 않을까 걱정이야. 틀림없이 그의 말이 옳아. 그러나 이런 얘길 할 때가 아니야. 지금 난 행복하고 싶어. 사실 난 행복하다. 난 매우 행복하다. 내게 모자라는 건 아무것도 없이.
헤로디아: 당신이 그렇게 기분이 좋으시다니 난 매우 만족해요. 오늘 저녁은 하나 밤이 늦었어요. 돌아가요. 당신은 내일 새벽에 우리들 모두가 사냥에 나가는 걸 잊지 마세요. 카이사르의 사신들에게 모든 경의를 표시해야 해요. 그렇잖아요?
둘째 병정: 참 표정이 침울하셔 왕께서는.
첫째 병정: 그래 표정이 침울하셔.
헤로데왕: 살로메, 살로메, 나를 위하여 춤을 추어다오. 제발 춤을 추어라. 오늘 저녁 난 슬프다. 그래 나는 오늘 저녁 매우 슬프다. 내가 이곳으로 들어왔을 때 나는 피 속에 미끄러졌어. 피는 나쁜 징조야. 그리고 난 들었어. 공중에 날개 치는 소리를 틀림없이 난 들었어. 거대한 날갯소리를 이게 무슨 영문인지 나는 몰라. 난 오늘 저녁 슬프다. 그러니까 나를 위하여 춤을 추어다오. 춤을 추어라, 살로메. 나의 소원이야. 그대가 춤을 추어주면, 그대는 원하는 걸 무어라도 내게 청해도 좋아. 그럼 내가 줄게. 그래 춤추어라, 살로메. 그럼 청하는 거라면 무엇이든 줄게. 설사 나의 왕국의 절반일지라도.
살로메: (일어서서) 내가 청하는 걸 모두 주겠어, 폐하?
헤로디아: 춤추지 마라, 내 딸아.
헤로데왕: 모두지. 설사 나의 왕국의 절반일지라도.
살로메: 맹세하냐, 폐하?
헤로데왕: 난 맹세하지. 살로메.
헤로디아: 내 딸아, 춤추지 마라.
살로메: 뭐에 대고 맹세하게, 폐하?
헤로데왕: 나의 목숨, 나의 왕관, 나의 신들에게. 그대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대에게 주마. 설사 나의 왕국의 절반일지라도. 만약 나를 위해 춤을 춘다면. 오! 살로메. 살로메. 춤을 추어라.
살로메: 너 맹세했다, 폐하야.
헤로데왕: 나는 맹세했다. 살로메.
살로메: 내가 청하는 모든 것이, 설사 왕국의 절반이라도?
헤로디아: 춤추지 마라. 내 딸아.
헤로데왕: 내 왕국의 절반일지라도. 여왕으로서 너는 매우 아름다울 거야. 살로메. 만약에 네가 나의 왕국의 절반을 청할 생각만 있다면. 여왕으로서 살로메는 매우 아름답지 않겠는가? 아! 여긴 춥다! 바람이 매우 차다. 그리고 들려. 어째서 공중에서 날개 치는 소리가 들리는 걸까? 오! 새가 커다란 검은 새가 테라스 위를 떠돌고 있다고나 할까. 어째서 나는 보기 싫을까. 이 새가? 그 날갯소리는 무서워. 그 날개에서 나는 바람은 무서워. 건 차가운 바람이야. 천만에, 전혀 춥지 않다. 반대야. 매우 더워. 너무 덥다. 난 숨 막혀. 내 손에 물을 쳐라. 먹을 테니. 눈을 가져와. 내 망토를 늦추어다오. 빨리, 빨리 내 망토를 늦추어다오. 아냐, 내버려 둬. 거북한 건 내 왕관이야. 나의 장미관이야. 이 꽃들은 불로 만들어졌달까. (그는 머리에서 관을 뗀다. 그리고 관을 탁자 위에 던진다.) 아! 드디어 난 숨이 통해. 이 꽃잎들은 참 붉기도 하다. 보자기 위의 붉은 점들이라고 할까. 건 상관없는 일이야. 눈에 보이는 사물 속에서 일일이 상징을 찾아서는 안 돼. 그랬다가는 살기가 불가능해. 피는 장미의 꽃잎처럼 붉다고 하는 것이 나을 거야. 이렇게 말하는 게 훨씬 나을 거야. 그러나 이건 말하지 말자. 지금 나는 행복하다. 난 매우 행복하다. 난 행복할 권리가 있어. 그렇잖아? 당신 딸은 나를 위하여 춤추려고 해. 그대는 나를 위하여 춤추려고 하지 않니. 살로메? 그대는 나를 위해 춤출 것을 약속했어.
헤로디아: 난 그 애가 춤추는 게 싫어요.
헤로데왕: 당신 딸 말을 들어보게. 그 애가 나를 위해 춤을 추려고 해. 당연한 노릇이야. 살로메. 나를 위해 춤추는 건. 그리고 춤을 마치거든 잊지 말고 원하는 게 뭐라고 청해요. 그대가 원하는 건 모두 내가 줄게. 설사 나의 왕국의 절반일지라도. 난 맹세했었지. 아냐?
살로메: 너 맹세했다, 폐하야.
헤로데왕: 그리고 난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어. 난 약속을 어기는 자들과는 달라. 난 거짓말을 몰라. 난 나의 약속의 노예야. 그리고 나의 약속은 일국의 왕의 약속이야. 카파도키아 왕은 언제나 거짓말이야. 그러나 진짜 왕은 아니야. 비겁한 자다. 게다가 그는 내게 빚이 있으면서 갚으려 들지 않아. 그는 나의 사신을 모욕까지 했어. 그는 매우 속상한 말을 했어. 그러나 그가 로마에 오는 날엔. 카이사르께서는 그 자를 십자가형에 처하실 거야. 틀림없이 카이사르께선 십자가형에 처하실 거다. 그렇잖으면 그자는 벌레에 먹혀 죽을 거다. 예언자가 예언한 바야. 그럼, 자! 살로메 뭘 기다려?
살로메: 노예들이 향료와 일곱 개 베일을 가져오고 샌들을 벗기는 걸 기다린다.
(노예들이 향료와 일곱 개 베일을 가져오고 살로메의 샌들을 벗긴다.)
헤로데왕: 아! 그대는 맨발로 춤추려는구나! 좋을씨고! 좋구나! 그대의 작은 발은 흰 비둘기 같을 거야. 나무 위에서 춤추는 조그마한 흰 꽃과 비슷할 거야. 아! 아냐. 그 애는 피 속에서 춤추려는구나! 땅바닥에 피가 있다. 피 속에서 춤추는 건 난 싫다. 무슨 아주 나쁜 징조일 텐데.
헤로디아: 그 애가 피 속에서 춤추는 게 당신에게 무슨 상관요? 당신은 그 속을 흠뻑 걸으시고. 당신은…….
헤로데왕: 내게 무슨 상관이냐고? 아! 달을 보게! 달이 빨개졌어. 아! 예언자는 잘도 예언하였어. 달이 피처럼 빨개졌어. 아! 예언자는 잘도 예언하였어. 달이 피처럼 빨개질 거라고 그는 예언했어. 그는 그렇게 예언하지 않았나? 그대를 모두 그걸 들었어. 달이 피처럼 빨개졌어. 당신들에겐 그게 안 보이나?
헤로디아: 그게 내겐 잘도 보여요. 그리고 별들은 무화과처럼 떨어지고, 아녜요? 그리고 해는 상복처럼 검어지고. 지상의 왕들은 겁을 먹죠. 이건 적어도 누구에게도 보여요. 그의 생전에 한 번 예언자는 바른 말을 했어요. 지상의 왕들은 겁을 먹는다고. 하여튼, 돌아가요. 당신은 병자세요. 당신은 미치셨다고 로마에서 소문나겠어요. 돌아가세요. 네.
요한의 소리: 누구냐. 에돔에서 온 자는, 진홍색 물을 들인 옷을 입고 보스라에서 온 자는, 아름다운 의복 속에서 빛나는 자는, 그리고 전능의 힘으로써 걷는 자는? 어째서 그대들의 주홍색 물이 들었느냐?
헤로디아: 돌아가세요. 이 사내의 목소리에 내 속이 뒤집혀요. 이자가 이렇게 외치는 동안 그 애가 춤추는 건 싫어요. 당신이 이렇게 그 애를 바라보고 계신 동안에 그 애가 춤추는 건 난 싫어요. 어쨌든, 그 애가 춤추는 건 난 싫어요.
헤로데왕: 일어서지 말아요. 여보, 왕비여. 쓸데없는 짓. 그 애가 춤을 마치기 전에는 나는 안 돌아가요. 추어라. 살로메. 나를 위해 추어라.
헤로디아: 추지 마라. 내 딸아.
살로메: 준비됐다, 폐하야.
(살로메는 '7개 베일의 춤'을 춘다.)
헤로데왕: 아! 거 훌륭하다. 거 훌륭하다. 보다시피 나를 위해 춤을 추었어. 당신 딸은. 가까이 오라. 살로메! 가까이 오라. 그대에게 상을 줄 수 있도록. 아! 난 무녀들에게 잘 치르지. 나야. 너에겐 나는 잘 치를게. 네가 원하는 모든 걸 너에게 주마. 뭘 원하지, 말해봐?
살로메: (무릎을 꿇고서) 내가 청하고 싶은 건, 지금 은쟁반에 담아서.......
헤로데왕: 은쟁반에 담아서? 좋고말고. 은쟁반에 담아서. 꼭이야. 그 앤 귀엽지. 그렇잖아? 그대는 무얼 은쟁반에 담아서 가져오길 원하지. 나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살로메. 유다의 온 처녀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그대는? 무얼 그대는 은쟁반에 담아서 가져오길 원하지. 말해라. 무엇이든 가져다줄 거야. 나의 보물은 그대 것이야. 그건 뭐야 살로메.
살로메: (일어서서) 요한의 머리.
헤로디아: 아! 말 잘했다. 내 딸아.
헤로데왕: 아냐, 아냐.
헤로디아: 말 잘했다. 내 딸아.
헤로데왕: 아냐. 아냐 살로메. 그걸 내게 청하지 말아요. 그대의 어미 말 듣지 말아요. 늘 나쁜 일만 권하니까. 그 말을 들어서는 안 돼.
살로메: 난 어미 말 안 들어. 내가 은쟁반에 담은 요한의 머리를 청한 건, 내 자신의 즐거움 때문이다. 넌 맹세했다, 헤로데왕. 맹세한 걸 잊지 마라.
헤로데왕: 알고 있다. 난 내 신께 맹세를 했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제발, 살로메. 다른 것을 청해줘. 나의 왕국의 절반을 청구해요. 그럼 내가 그걸 주께. 그러나 아까 네가 청한 건 내게 청하지 마라.
살로메: 난 요한의 머리를 청구한다.
헤로데왕: 아냐, 아냐. 나는 싫어.
살로메: 너 맹세했어, 헤로데왕아.
헤로데왕: 그래. 당신은 맹세하셨어요. 모든 사람들이 당신 말을 들었어요. 당신은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맹세하셨어요.
헤로데왕: 입을 닥쳐요. 내가 말한 건 당신이 아냐.
헤로디아: 내 딸이 요한의 머리를 청한 것은 당연해요. 그는 내게 욕을 퍼부었어요. 그는 내게 망측한 소리를 지껄였어요. 보아하니 그 애는 제 어미를 무척 사랑해요. 양보하지 마라. 내 딸아. 왕은 맹세하셨어요. 왕은 맹세하셨어요.
헤로데왕: 입을 닥쳐요. 내게 말하지 말아요! 여봐, 살로메. 지각을 차려야 해, 그렇잖아? 지각을 차려야 하잖을까? 난 그대에게 혹독하게 군 일이 한 번도 없어. 난 늘 그대를 귀여워했어. 아마도 내가 그대를 너무 귀여워했나 봐. 그러니까 이건 내게 청하지 말아요. 그건 무서운 일이야. 그걸 청한다는 건 무시무시한 일이야. 정말로. 난 그대가 본심이라고는 안 믿어요. 몸뚱이에서 잘린 사람의 대가리란 흉한 물건이야. 그렇잖아? 숫처녀가 바라보아서는 안 될 물건이야. 어떠한 즐거움을 그게 그대에게 줄 수 있담? 아무것도 없어. 아냐 아냐. 그대는 그걸 원하지 않아요. 잠깐 내 말을 들어봐. 내겐 에메랄드가, 카이사르의 총신이 내게 보낸 커다랗고 둥근 에메랄드가 있어. 만약에 그대가 이 에메랄드를 들여다본다면, 그대는 굉장히 먼 거리에서 일어나는 사물을 볼 수 있을 텐데. 카이사르께서도 경기장에 가실 때 이와 꼭 같은 걸 들고 가셔. 그러나 내 것이 더 커요. 그게 더 크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어요. 그건 세계에서 제일 큰 에메랄드야. 그대는 그걸 바라지 않니? 이걸 내게 청해요. 그럼 내가 줄게.
살로메: 요한의 머리를 청구한다.
헤로데왕: 그대는 내 말을 안 듣는군, 그대는 내 말을 안 듣는군. 어쨌든 말이나 하게 해줘, 살로메.
살로메: 요한의 머리.
헤로데왕: 아냐, 아냐. 그대는 그걸 원하지 않아요. 그대는 오직 나를 괴롭히려고, 그걸 내게 말하는 거야. 저녁 동안 내가 그대를 바라보았으니까. 응! 꼭 그래. 난 저녁때 그대를 바라보았어. 네 아름다움이 나의 마음을 헝클어 놓았어. 그대의 아름다움이 나의 마음을 모질게 헝클어 놓았어. 그래서 나는 그대를 너무 바라보았어. 그러나 더는 그 짓을 안 할게. 물건도 사람도 바라보아서는 안 돼. 거울만을 들여다보아야 해. 왜냐하면, 거울은 우리에게 가면만을 비춰 주니까. 오! 오! 포도주를! 난 목말라, 살로메! 살로메, 친구가 되자. 아무튼, 여봐, 무얼 난 얘기하려 했던가? 무엇이었을까? 아! 생각난다! 살로메! 아냐. 내 옆으로 더 가까이 오너라. 그대에게 내 말이 안 들릴까. 난 걱정이다, 살로메. 넌 내 흰 공작새를 알지. 정원에서 도금양나무와 커다란 편백나무 사이를 거니는 아름다운 흰 공작새를. 부리는 금색으로 칠해져 있고, 그들이 먹는 낟알도 역시 금색으로 칠해져 있고, 발은 진홍색 물이 들어 있다. 그들이 올 땐 비가 오고, 그들이 활개를 칠 땐 하늘에 달이 뜬다. 그들은 둘이서 편백나무와 검은 도금양나무 사이를 거닐고, 저마다 시중드는 노예를 데리고 있다. 때로는 그들은 나무 위로 날고, 때로는 잔디와 연못가에서 쉰다. 세상에 그렇게 신기한 새라고는 없다. 그와 같이 신기한 새를 가진 왕이라고는 세상에 없다. 분명히 카이사르 같은 분도 그만큼 아름다운 새를 가지고 있지 않으신다. 난 그대에게 나의 공작새를 쉰 마리를 줄게. 그들은 어디든지 그대의 뒤를 따를 거야. 그러면 그대는 그들 가운데서 마치 커다란 흰 구름 가운데 달 덩어리 같은 거야. 난 그대에게 죄다 줄게. 백 마리 밖에 없어. 그리고 나만큼 공작새를 가진 왕이라고는 세상에 없지만, 난 그대에게 죄다 줄게. 다만, 나의 약속에서 나를 풀고 아까 요구한 것을 청구하지만 말아 줘. (그는 포도주 잔을 쥔다.)
살로메: 요한의 머리나 줘.
헤로디아: 말 잘했어 내 딸아! 당신이 공작새를 들먹이시다니 우스워요.
헤로데왕: 입을 닥쳐요. 당신은 늘 외쳐 짐승 같이 웅얼거려 이렇게 웅얼댈 필요가 없어. 당신 소린 진절머리나요. 입을 닥쳐요. 나의 명령, 살로메 그대가 하려는 걸 생각해 봐요. 이 사나인 아마 신에게서 온 거야. 틀림없이 그는 신에게서 왔어. 그는 성자야. 신의 손가락이 그를 만졌어. 신이 그의 입안에 무서운 말들을 넣으셨어. 궁내에서 사막에서처럼 신은 늘 그와 함께 계신다. 적어도 그건 가능한 일이야. 사람들은 몰라도 그러나 신이 그를 위하여 또는 그와 함께 계신 건 가능한 일이야. 게다가 아마도 만약 그가 죽기라도 한다면 내게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 텐데 어쨌든 그는 말하기를 그가 죽는 날은 아무개에게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 거라는 거야. 건 내게만 일어날는지도 몰라. 상기해서 봐. 여기 들어올 때 난 피 속에 미끄러졌어. 게다가 난 공중에 날개 치는 소리를 거대한 날갯소리를 들었어. 건 매우 나쁜 징조야. 그리고 딴 징조들도 있어. 틀림없이 딴 징조들이 있었어. 설사 나는 못 보았을망정 그래 말이야! 살로메 내게 무슨 불상사가 일어나는 걸 그대는 원하지 않지? 그대는 그걸 원하지 않아요. 하여튼 내 말 들어라.
살로메: 요한의 머리나 주라고.
헤로데왕: 여봐, 그대는 내 말을 듣지 않는군. 그러나 진정해라. 난 매우 침착하다. 난 완전히 침착하다. 들어라. 난 여기에 그대의 어머니조차 일찍이 본 적이 없는 보석을 아주 이상한 보석을 숨겨 가지고 있다. 내겐 네 줄의 진주 목걸이가 있어. 은빛을 쏟는 줄에 묶인 달들이라고 할까. 금실 속에 포로가 된 쉰 개의 달이랄까. 어떤 여왕이 그걸 상아 같은 양 젖가슴에 걸었더랬어. 넌 내가 그걸 걸치면 너는 여왕과 꼭 같이 아름다울 거야. 내겐 두 종류의 자수정이 있어. 하나는 포도주처럼 붉다. 내겐 호랑이의 눈깔 같은 노란 옥이 있고 비둘기의 눈알 같은 장미빛 옥이 있고 고양이의 눈동자 같은 녹색 옥이 있다. 내겐 매우 찬 불꽃을 뿜고 늘 타고 있는 오팔이 심정을 슬프게 하고, 어둠이 무서워 떠는 오팔이 있다. 내겐 죽은 여자의 눈동자와 비슷한 호마노?(겹겹이 여러 가지 빛깔의 줄이 져 있는 석영, 오팔, 옥수의 혼합물)가 있다. 내겐 달이 기울 땐 변하고 해를 보고 파리해지는 투명한 석고가 있다. 내겐 달걀처럼 크고 푸른 꽃처럼 푸른 옥이 있다. 바다가 그 속에서 출렁이고 달은 파도의 푸름을 시기해 오지도 않는다. 내겐 감람석과 녹보석이 있다. 내겐 금사석과 붉은 옥이 있고 내겐 붉은 호마노와 지르콘?(지르코늄이 함유된 규산염 광물), 그리고 옥수?(석영이 변성한 것)가 있고, 그것들을 모두 정말로 전부 그대에게 주고, 딴 물건도 보태 주마. 인도의 왕이 방금 내게 앵무새 털로 만든 네 개의 부채를 보내왔어. 그리고 누미디아의 왕은 타조의 깃으로 만든 의상 한 벌을 내게 보냈어. 또 수정이 하나 있는데 그건 여자들이 보아서는 안 되고, 젊은 사나이들일지라도 매를 맞고 난 뒤가 아니면 못 보는 거야. 문갑 속에 나는 신기한 터키석?(페르시아 원산으로, 구리, 인, 알루미늄을 포함한 푸른 옥빛의 보석이다.)을 세 개 넣어 두었다. 그것들을 이마에 붙이고 있으면, 그는 존재하고 있지 않은 물건을 상상할 수 있고 그것들을 손에 쥐고 있으면 여자를 고자로 만들 수 있다. 그건 대단히 가치 있는 물건이야. 그건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야. 그리고 이게 전부가 아니야. 문갑 속에 나는 금 사과에 비슷한 호박 술잔을 두 개 넣어 두었다. 만약에 적이 이 잔 속에 독을 부어 넣으면 이 잔은 은 사과처럼 된다. 호박을 새긴 문갑 속에, 나는 유리를 새긴 샌들을 넣어두었다. 내겐 세레스에서 온 망토와 유프라테스의 도시에서 온 붉은 옥과 비취로 장식한 팔찌가 있다. 결국, 무얼 넌 원하니, 살로메? 네가 원하는 걸 내게 말해라. 그럼 나는 너에게 그걸 주마. 네가 청하는 모든 것을 너에게 주마. 다만 하나만 빼놓고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너에게 주마. 다만 한 생명만 제외한다면 나는 너에게 대사제의 망토를 주마. 나는 너에게 성단의 포장을 주마.
유다 사람들: 오! 오!
살로메: 요한의 머리나 주리니까.
헤로데왕: (의자 위에 쓰러지듯 앉고서) 그 애가 청하는 걸 갖다 주어라. 영락없는 제 어미의 딸이로다!
(첫째 병정이 가까이 온다. 헤로디아는 왕의 손에서 죽음의 반지를 뽑아 그것을 병정에게 준다. 병정은 망나니에게 가져다 준다. 망나니는 식겁한 모양이다.)
헤로데왕: 누가 내 반지를 뽑았나? 내 오른손에 반지가 있었는데 누가 내 포도주를 마셨나? 내 잔 속에 포도주가 있었는데, 잔에 술이 가득 차 있었는데, 누가 그걸 마셨나. 오! 틀림없이 무슨 불상사가 누군가에게 일어날 거야.
(망나니가 지하 샘으로 내려간다.)
헤로데왕: 아! 어째서 나는 약속을 했을까? 왕은 결코 약속을 해서는 안 되느니, 만약에 못 지키면 그건 무서운 일이야. 지킨다고 하더라도 역시 무서운 일이야.
헤로디아: 나는 내 딸이 잘 했다고 여겨요.
헤로데왕: 정녕코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 거다.
살로메: (지하 샘 위에 몸을 굽혀 귀를 기울인다.) 소리가 없어. 내게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어째서 외치지 않을까, 이 사나이는? 아! 만약에 누가 나를 죽이려고 덤빈다면, 나는 외치지, 나는 싸우지, 나는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지. 쳐라, 쳐라, 나아만, 치라고. 아냐, 내게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소름 끼치는 침묵이야 아! 무엇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난 무엇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건 망나니의 장검이었구나. 겁이 났군. 이 노예 녀석은! 그 녀석은 장검을 떨어뜨렸어. 녀석은 감히 그를 못 죽이는구나. 겁쟁이다. 요 노예 녀석은! 병정들을 보내야 돼.
(헤로디아의 시동을 바라보고 그에게 말을 건다.)
살로메: 이리 와. 너는 죽은 이의 친구였었지, 안 그래? 그럼 말이야, 아직 사람이 덜 죽었어. 병정들더러 내려가서 내가 청구한 것을 가져오라고 말해. 왕이 내게 주기로 약속한 것, 내 물건을 가져 오라고.
(시동은 뒷걸음질친다. 살로메는 병정들에게 말을 건다.)
살로메: 이리들 와, 병정들. 이 지하 샘 속으로 내려가서 이 사나이의 목을 베어 갖다 줘.
(병정들은 뒷걸음질 친다)
살로메: 폐하야, 폐하야, 요한의 머리를 내게 가져 오도록 병정들한테 명령해.
(한 시커멓고 큰 팔이 망나니의 팔이 은 방패 위에 요한의 머리를 담아 들고서 지하 샘에서 나온다. 살로메는 그것을 붙잡는다. 헤로데왕은 망토로 얼굴을 가린다. 헤로디아는 미소를 짓고 부채질을 한다. 나자렛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한다.)
살로메: 아! 너는 너의 입에다 내가 입 맞추는 걸 원하지 않았어. 요한. 그러니 말이야! 난 지금 입을 맞출 테야. 난 내 이빨로 익은 과일을 깨물 듯 너의 입술을 깨물 테야. 그래. 난 너의 입에다가 입을 맞출 테야 요한 나는 너에게 그런다고 했지 아냐? 난 너에게 그랬어. 그럼, 말이야! 난 지금 입 맞출 테야. 그러나 어째서 나를 안 보니, 요한? 그렇게도 무서웠고 그다지도 노여움과 멸시에 가득 찼던 네 두 눈은 지금 감겨있구나. 어째서 두 눈이 감겼니? 눈을 떠! 눈꺼풀을 올려. 요한, 어째서 너는 나를 안 보니? 나를 겁내니 요한. 그래서 넌 나를 안 보려고 했니? 그리고 독을 내뿜는 붉은 뱀과 같았던 너의 혀는 더는 움직이지 않는구나. 이젠 아무 말도 않는구나. 요한. 내게 독백을 뱉었던 이 붉은 살무사는 건 이상하다 그렇잖아? 어찌하여 붉은 살무사가 더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을까? 넌 나를 탐내지 않았어. 요한. 넌 나를 되쳤어. 넌 내게 불미한 욕을 했어. 넌 나를 창년처럼, 갈보처럼 취급했어. 나를, 살로메를, 헤로디아의 딸을, 유다의 공주를! 그런데 말이야, 요한. 나는 아직 살아 있으나. 넌 죽어서 너의 머리가 내 것이로구나. 난 이걸 내 멋대로 할 수 있다. 개에게도 나는 새에게도 던져 줄 수 있다. 개들이 남긴 것을 날아다니는 새들이 먹을 거야. 아! 요한, 요한, 너는 내가 사랑한 유일한 사나이였어. 다른 사나이들은 내게 혐오를 일으켜. 그러나 너는 말이야. 넌 미남자였어. 너의 몸뚱이는 은대 위에 선 상아 기둥 같았어. 그건 비둘기와 은 배합 꽃에 가득 찬 정원 같았어. 그건 상아의 방패로 치장한 은탑 같았어. 너의 몸뚱이처럼 흰 것이라고는 세상에 없었어. 너희 머리털처럼 새까만 것이라고는 세상에 없었어. 온 세상에서 너의 입술만큼 빨간 것이라고는 없었어. 너의 목소리는 이상한 향기를 퍼뜨리는 향로 같았어. 그래서 내가 너를 바라볼 때 내겐 무슨 이상한 음악이 들리곤 했어! 아! 어째서 너는 나를 안 보았었니? 요한? 네 손과 네 욕실 뒤에서 너는 네 얼굴을 가렸어. 너는 네 눈 위에 신을 보고자 하는 이의 눈가리개를 동였어. 그럼 말이야, 넌 보았어. 너의 신을 그러나 나를, 나를, 너는 당초에 나를 안 보았어. 만약에 네가 나를 보았더라면, 너는 나를 사랑했을 텐데 나야. 난 너를 보았어. 요한.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했었지. 나는 너를 사랑했어. 난 너를 아직 사랑해. 요한. 난 너만을 사랑해. 난 너의 아름다움에 목말랐어. 난 너의 몸뚱이에 굶주렸어. 그리하여 포도주도 과일도 나의 욕망을 가라앉힐 순 없었어. 어떡하면 좋을까 난, 요한, 당장에? 강물도 바닷물도 나의 정열을 끌 수 없을 거야. 난 공주였어. 넌 나를 더럽혔다. 난 순결했었어. 넌 나의 혈관에 불을 질렀다. 아! 아! 어째서 너는 나를 안 보았었니, 요한? 네가 나를 보기만 했더라면 너는 나를 사랑했을 터인데 네가 나를 사랑했으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그리고 사랑의 신비란 죽음의 신비보다 더 크지. 사랑만을 보아야 하는 건데.
헤로데왕: 저 애는 흉측하다. 너의 딸 말이야. 저 애는 완전히 괴물이다. 결국, 저 애가 저지른 짓은 큰 죄악이다. 틀림없이 그건 미지의 신에 대한 죄악이다.
헤로디아: 난 내 딸이 한 짓에 찬성해요. 그리고 나는 지금 여기에 남아 있고 싶어요.
헤로데왕: 아! 근친상간한 아내의 말 봐! 이리 와! 나는 여기 남아있고 싶지 않아. 이리 와. 오라니까. 정녕코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 거야. 므나쎄, 이싸달, 지아스, 횃불을 꺼라. 달을 가려라! 별을 가려라! 궁전 안으로 숨자. 헤로디아, 난 겁이 나기 시작해.
(노예들이 횃불을 끈다. 별이 사라진다. 한 덩이 큰 먹구름이 달을 지나가며 달을 완전히 가린다. 무대는 아주 캄캄해진다. 분봉왕은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살로메의 소리: 아! 난 너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요한. 난 너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너의 입술 위엔 매운 맛이 있었구나. 그건 피 맛이었나. 그러나 아마 그건 사랑의 맛일 거야. 사랑의 맛은 맵다고들 하는데, 그러나 알 게 뭐야? 알 게 뭐야? 난 너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요한. 난 너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한줄기 달빛이 살로메 위에 떨어져 그를 비춘다.)
헤로데왕: (돌아서 살로메를 보고서) 이 계집을 죽여라!
(병정들이 달려들어 유다의 공주,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를 방패로 눌러 죽인다.)

트리비아[편집]

  1. 성경에서, 이 사건이 있은 후에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에게로 가고, 예수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킨다.
  2. 이 사건은 한국수어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아래는 그 예시다.
    • 한국수어에서 '살로메'는 오른손 엄지, 검지, 소지만 펴고 중지와 약지를 접은 상태에서 목 옆에서 베는 시늉을 함으로써 표현된다.
    • 한국수어에서 '헤로디아'는 오른손 엄지, 검지, 소지만 펴고 중지와 약지를 접은 상태에서 엄지만 편 왼주먹을 긋는 것으로 표현된다.
  3. 이 희곡을 보고 독일의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이를 바탕으로 오페라를 작곡했다.
    1. 슈트라우스도 와일드처럼 욕 먹었지만, 오페라로 번 돈으로 커다란 집을 사서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도보시오[편집]

    • 위 영상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스카 와일드의 것을 원작으로 하는, 오페라 '살로메'로, 카를 뵘 지휘, 테레사 스트라타스 주연, 괴츠 프리드리히 감독의 오페라 영화로, 유튜브 영상들 가운데 오스카 와일드의 팬으로서는 가장 보고 듣기 좋은 버전이다.
    • 위 영상은 1923년에 공개된 살로메의 무성 영화다. 많은 부분이 각색되어 있고 팔레스타인 출신 유대인들 치고는 피부가 너무 하얗지만, 음악만큼은 자신만의 개성이 확고한 편이다.
  1. (마르코는 확실히 아님) ― 마르코의 복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