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함경

리버티책, 모두가 만들어가는 자유로운 책

함경남도 전 지역[편집 | 원본 편집]

창세가[편집 | 원본 편집]

하늘과 땅이 분리되지 않았을 때 미륵이 태어났다. 미륵은 하늘과 땅 사이 틈이 생기자 하늘을 들어 올리고 땅의 네 귀퉁이에 구리 기둥을 세워 하늘과 땅을 분리했다. 이때만 해도 해와 달이 둘이었는데, 미륵은 해와 달을 하나씩 떼어 북두칠성과 남두칠성을 비롯한 큰 별과 작은 별들을 만들었다. 마침 옷이 없었던 미륵은 칡으로 베를 짜 옷을 만들어 입고, 물과 불의 근원을 알기 위해 풀메뚜기와 풀개구리에게 물어보지만, 그들은 모른다고 하였다. 결국 미륵은 쥐를 통해 돌과 쇠의 마찰로 불을 만들 수 있고, 소하산에 있는 샘이 물의 근본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한편 도움을 준 쥐에게는 대가로 뒤주를 차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이후 미륵은 양쪽 손에 금쟁반과 은쟁반을 나눠 들고 하늘에 기도를 올리자, 하늘에서 벌레가 떨어져 금쟁반과 은쟁반에 각각 다섯 마리씩 앉았다. 시간이 흘러 금쟁반의 벌레는 남자가 되고, 은쟁반의 벌레는 여자가 되었다. 이들은 서로 결혼하여 다섯 쌍의 부부가 되었고, 이때부터 인류가 번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과 인간을 만든 미륵이 인간 세계를 다스리고 있을 때 갑자기 석가가 나타나 미륵의 세계를 빼앗으려고 했다. 미륵이 "아직은 나의 세상이지, 너의 세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석가는 "너의 세월은 이제 끝이다. 이제부터는 나의 세상을 만들겠다."라며 세 번의 내기를 제안했다. 첫 번째 내기는 동해 가운데서 병을 당겨 올리는 것인데, 석가의 줄이 끊어져 미륵이 이겼다. 두 번째 내기는 성천강(成川江)을 먼저 얼리는 자가 이기는 시합이었는데, 이 역시 미륵이 승리를 했다. 두 번의 내기에서 진 석가는 마지막으로 자는 동안 무릎에 모란꽃을 피우는 내기를 하자고 했다. 미륵의 무릎에 먼저 모란꽃이 피었지만, 석가는 미륵이 피운 꽃을 꺾어다가 자기 무릎에 꽂고 내기에서 이긴척 했다. 잠에 깨어난 미륵은 석가의 속임수 때문에 지게 된 것을 알았지만, 성화를 받기 싫어 인간세계를 떠났다. 자신이 만든 인간세계를 떠나면서 미륵은 "더럽고 축축한 석가야! 너의 세상이 되면 문짝마다 솟대가 서고, 가문마다 기생, 과부, 무당, 역적, 백정이 나는 말세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